제과업계 "빵 못 만드나"…소비자 "사놓은 계란 어쩌나"

입력 2017-08-15 17:54  

'살충제 계란' 쇼크

유통·식품업계 비상
대형마트·백화점·슈퍼마켓 매장서 계란 치우고 환불까지
편의점 도시락·김밥 판매 중단

유정란 업체도 출하 올스톱…전통시장선 여전히 판매



[ 안재광/김보라 기자 ]
15일 낮 롯데마트 서울역점 신선식품 매장. 계란 매대는 텅 비어 있었다. 국내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이 일제히 계란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측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에서 계란을 공급받은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식품 안전을 위해 정부의 안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에 사는 주부 노모씨(38)는 “아이들 때문에 늘 계란이 필요한데 큰일”이라며 “불안하지 않게 빨리 검사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트 매대에서 사라진 계란

‘살충제 계란’이 국내 농가에서도 발견되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쇼핑몰 등 주요 유통회사들이 서둘러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예방 차원에서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국 2120개 매장을 운영 중인 농협하나로마트도 이날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도 서울 상봉점 등 매장에서 계란을 거둬들였다.

CU와 GS25 등 주요 편의점들도 이날 “생란과 훈제계란, 계란을 원재료로 쓴 김밥과 도시락 등 간편식 판매를 중단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점주들에게 보냈다. GS25 관계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도 식품관 내 계란 판매를 중단했고,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들도 당분간 계란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 유통사 관계자는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때도 공급이 달려 계란 판매가 원활하지 않았지만 이번처럼 전방위적으로 계란 판매가 중단된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풀무원 매일유업(상하농원) 등 고급계란(동물복지유정란)을 생산하는 업체들도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이들 업체는 “살충제를 거의 쓰지 않아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될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진 판매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이날 정밀조사를 위해 풀무원 등 주요 계란업체에서 시료를 수거해 갔다. 주요 식품회사 연구소들은 자체적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사용 중인 계란의 성분 분석에 들어갔다.

안그래도 비싼 계란 ‘金卵’ 되나

대형 유통업체들과 달리 전통시장에선 여전히 계란이 판매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선 일부 상인들이 계란을 팔고 있었다. 먹어도 괜찮은지 묻자 한 상인은 “경기 포천에서 온 것이어서 괜찮다”면서도 “(살충제 계란 탓인지) 많이 팔리진 않는다”고 했다.

이미 구입한 계란에 대한 환불 요구와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이마트는 구입한 기간에 관계없이 상품만 온전하다면 영수증 확인 후 환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기존 신선식품 환불과 마찬가지로 구입한 지 1주일 이내이고 상품 포장을 벗기지 않았다면 환불해준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미 일부를 사용했더라도 상식 선에서 환불해줄 것”이라고 했다. 30개들이 계란 한 판을 구입한 뒤 1~2개를 먹었어도 환불해준다는 얘기다. 일부 소비자는 안 그래도 AI 때문에 비싸진 계란값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모른다며 걱정했다.

SPC “자체 독성검사…빵 문제없다”

식품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제빵업계가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대부분에 계란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 관계자는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이 문제가 된 뒤 이달 초까지 국내 20개 납품업체에 독성 검사를 철저히 시행했고 유해물질 불검출 결과를 얻었다”며 “제품 안전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정부의 계란 출하 중단 조치가 사흘 뒤까지 풀리지 않으면 생산 중단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빵업계는 보통 신선란을 공급받아 사흘 안에 소진한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흘가량 사용할 계란은 확보했지만 그 뒤에는 빵을 생산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라면, 마요네즈 등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식품업체들은 국내산 생란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계란의 난황, 난백 부분만 별도로 분리한 미국산 액상 계란을 주로 수입해 쓰기 때문에 원재료 수급 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안재광/김보라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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